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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06/30  김보형
6.25 한국전쟁, '소녀와 탱크'

소녀와 탱크, 6.25 한국전쟁...

 

 

1951년 6월에 행주(幸州)부근에서 찍혔다는 이 사진은 625전쟁 때의 사진 중에서도 아주 유명한 사진이죠. 탱크와 아기 업은 소녀의 대비는 전쟁의 잔혹함이나 공포감, 위태로움을 느끼게 하는데 효과적이긴 합니다만 이 전차는 지금 포탑을 뒤로 돌려놓고 휴식 중(아니면 고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장시간 주차할 때는 저 상태에서 포신을 받침대로 고정시켜 놓더군요..그런데 뒤돌아 보고있는 이 자세가 훨씬 균형 잡히고 정상적인 모습처럼 보이는 희안한 디자인의 탱크입니다.

 

이 사진을 찍은 미해군 R.V.Spencer 소령 본인은 1950년 12월 평안남도에서 찍었다고 기억하고 있는 사진인데 자료마다 1951년 6월 9일 행주에서 찍은 사진으로 나오는게 좀 미스테리합니다.

 

50년 12월이면 우리가 압록강까지 밀고 올라갔다가 중공군 개입으로 다시 밀리던 시기이고 51년 6월이면 중공군 2차 춘계공세를 막아내고 철의 삼각지대를 중심으로 괴뢰군과 오랑캐들에게 심한 압박과 타격을 가하던 시기입니다.그리고 바로 정전회담이 개성에서 시작되지요.

 

진짜 촬영시기는 언제일까...저는 촬영자의 기억에 남아있는 50년 12월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소녀가 남동생을 업을 때 두른 누비 포대기가 6월 더위에 쓸 물건은 아니라는거죠... x자로 묶은 광목 띠만으로도 충분했다고 보고요 또하나 저 소녀가 살아있다면 지금쯤 70대 중반이고 업힌 남동생은 60대 중반 쯤 됐을텐데 '6·25전쟁 진실알리기운동본부'라는 곳에서 이 분들을 애써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안나타나는 걸 보면 평안남도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사진은 전쟁터에서 어린 동생을 업고있는 소녀가 주인공이지만 어설픈 밀리매니아인 저는 뒤에 배경으로 찍힌 M26 퍼싱전차에 눈이 더 갑니다. 미제 M26 퍼싱전차는 2차대전 말기에 제작되어 유럽전선에 투입된 신형 탱크였으나 전쟁 막바지라 거의 활약도 하지 못한채 병기 창고에 처박혀 있다가 1950년 한국에서 전쟁이 터지자 미군의 주력전차로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중량 42톤에 90미리 포를 장비하고 승무원 5명이 탑승하는 이 중전차는 소련제 T34 탱크의 킬러로 이름을 떨칩니다. 2차대전 때 독일을 상대로 최고의 할약을 펼치고 625전쟁에 남침 북한군의 선봉으로 다시 나타난 소련제 T34는 20세기 전차 베스트 1에 선정된 바 있지요.. 이 전차를 앞세워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왔지만 나중엔 퍼싱전차의 밥이 됩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우리를 구해준 M26 퍼싱전차는 뒤이어 나오는 M46, M47 패튼전차에 자리를 내어주고 퇴역하니 2차대전 독일군 티거탱크를 잡기위해 만든 퍼싱전차는 의도와는 다르게 한국을 공산세력으로 부터 지켜준 전차로 역사에 남게 되었습니다.

 

M26 전차의 퍼싱이라는 애칭은 1차세계대전의 영웅 미유럽원정군 사령관 존 퍼싱장군을 기리고자 따왔으며. 이 전차의 후속모델이며 이 전차를 기본으로 하여 제작된 M-47 전차는 퍼싱장군의 부관이였던 2차대전 명장 패튼장군의 이름을 붙이니 두 장군은 탱크 모델에서도 상하관계를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소녀와 탱크'를 주제로 한 이 글에 출연자를 한 분 더 모시겠습니다.

국군 제1사단 11연대 전투공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하셨던 저의 아버지입니다. 미군 M26 퍼싱전차 때문에 죽을 뻔 하기도 하고 사지에서 살아 나오기도 한 분입니다.

낙동강 방어전에서 가장 치열했던 다부동 전투를 승리하고 인천상륙작전 이후 북진을 거듭할 때 전투공병이셨던 아버지는 미군 탱크부대에 지뢰탐지병으로 파견됩니다.

 

 

도로를 질주하는 탱크위에 앉아서 육안으로 대전차지뢰가 매설되어 있는지 살피는 일인데 전속력으로 달리다가도 인간 지뢰탐지기의 손이 올라가면 포신이 땅에 닿을 정도로 급정거를 했다는군요... 외부에 완전히 노출된 위험한 상태로 청천강까지 진격했는데 여기서 중공군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중공군 개입 초기에는 인해전술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때라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었으나 아버지가 타고 있던 퍼싱전차가 방향을 남쪽으로 돌리더니 전속력으로 포위망을 뚫고 하루 밤낮을 달려 개성까지 태워다 주는 바람에 사지에서 벗어났다고 하시더군요.

 

M26 퍼싱전차가 새옹지마로 변신한 덕분에 필자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는 스토리입니다.

 

 

방방곡곡 김보형 기자 http://www.bbg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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